- 詩산책15 - 잔치 마당
- 이영수 기자 2022.10.10
- 잔치 마당 / 이영수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기적 한 생을 마감하는 것은자연 그저좁다란 빈 마당에서한판 굿을 하며 보내는 것 떡을 나누어 먹는 것신명나게 노래하는 것 웃으며 하늘보고그 하늘로 돌아가는 것 한낱 소풍같은짧은 꿈
- 詩산책14 - 추신
- 이영수 기자 2022.09.28
- 추신 / 이영수 말라깽이 울아버지오십줄 내 나이때 떠나셨네지게 눌린 어깨뼈가 지붕위 안테나처럼 휘어진 채 똑똑한 막둥아 아부지 못쓰겠다 면목없다 잘커라추신 : 할 말은 많지만 이만 줄인다 말수 적은 아버지가 할 말이 많다시네색바랜 ...
- 詩산책13 - 장미
- 이영수 기자 2022.09.22
- 장미 / 이영수 더 늦기 전에 사랑한다 말하라 상처가 두렵거든 애초 나서지 말일이다 돌아서지 마라돌아서도 예각에서 슬픔이 도사린다 피하지 마라붉은 꽃의 찌름을 장렬히 맞으라사랑이란 모든 것을 거는 것 아니던가 아프거든 그저돌아서서 ...
- 詩산책12 - 기다림
- 이영수 기자 2022.09.13
- 기다림 / 이영수내 어릴적크리스마스 카드에는저녁 교회당 뒤로 함박눈이펑펑 내렸네서툰 활자에 온 정성또박또박 그려두근거림을 눈처럼 흩뿌렸네답장을 담은 우체부기다리다기다리다낮은 돌담반쯤 열린 사립문 사이로스쳐 올라갔다이내 사라지는 빨간 ...
- 詩산책11 - 두물머리에서
- 이영수 기자 2022.09.07
- 두물머리에서 / 이영수 두 골이 부딪혀멈춰 고인 물두 마음 뒤섞여연꽃 물든 터해 걸려 늘어진서녘 구름 빛팔 벌린 연인의늦은 포옹 속움직이는 모든 것은 어설픈 위증..... 쉿!
- 詩산책10 - 숲비
- 이영수 기자 2022.07.08
- 숲비 / 이영수 검푸른 숲에 비가 내린다아삭아삭 내리는 비는잘익은 초록 향기를 켜켜이 씻어 내어내 마음에 한사발 따른다 그래, 인생 -살아지다 사라지는 것빗물처럼 운율있게 낙하하여냇물처럼 얼큰하게 내려가리 숲에 비가 내리는 날은나 ...
- 詩산책9 - 봄날 사랑앞에서
- 이영수 기자 2022.07.08
- 봄날 사랑 앞에서 / 이영수 햇살이 첫눈처럼 내리는 날이면아직 피지 못한 꽃망울 사이로그대에게 가리 기뻐서 울지 않아도슬퍼서 웃지 않아도 봄볕에 땅이 녹는 소리를 들으며강이 내려다 보이는 소담스런 찻집에서그대의 어깨를 빌려아련하게 침 ...
- 詩산책8 - 마지막 손님
- 이영수 기자 2022.07.02
- 마지막 손님 / 이영수 술 깨고 맑은 정신에 얘기하자내일 다시 눈 뜬다는 보장은 없다만 지나간 기억은 함부로 더듬지말자나도 허접했다인생 허한거 어디 하루이틀 일인가 김치 쪼가리만도 못한 붉은 심장멎은지 오래다 할 말을 꾸역꾸역 삼키고 ...
- 詩산책7 - 길에서 낯선 꽃을 보았네
- 이영수 기자 2022.06.29
- 길에서 낯선 꽃을 보았네 / 이영수 처음보는 생경한 꽃 앞에발길이 머무는 것은가슴 뛰는 일이다 가까이 들여다보려다나는 나를 먼저 만나기로 했다 눈을 감고애오라지 내안의 깊은 속으로 침잠하며호흡을 가다듬고 그리고는 낮은 자세로한걸음 물 ...
- 詩산책6 - 세모 (歲暮)
- 이영수 기자 2022.06.26
- 세모에 (歲暮) / 이영수 짧은 인생 길게 살 뜻으로숨가쁘게 걸었네 무심코 토해낸 뾰족한 단어들은머리위 허공에 둥둥떠서어떤 이의 뇌리를 간지럽히고 우하하하 배아프게 함께 웃던산등성 탁주잔들은뙤약볕 아래 뒹굴어 춤을 추고 만나고 동행하 ...
- 詩산책5 - 시냇물
- 이영수 기자 2022.06.22
- 시냇물 / 이영수 하품하듯 늘어진 버들가지 사이 풍파에 동그라진 바위사이 지나바닥 자갈 반쯤 드러난 여울목 지나가다 고이고, 다시 흐르고,흐르다 멈춰 맴돌다,갈림목에선 등 떠미는대로물길 거스리지 않는다설령 물 불어 모로 흐른다해도결코 ...
- 詩산책4 - 기다림의 소묘
- 이영수 기자 2022.06.21
- 기다림의 소묘 / 이영수 그리운 이여들판 한가운데서 그대를 안고 춤추고 싶소 석양이 질때쯤잘 익은 보리 한다발 꽃처럼 묶어그대를 보내드리리 작별은 늘상 있어야 할 일 하늘이 목이 메어기운이 쇠잔할 때비로소 나는 하늘로 떨어져별이 되어 ...
- 時산책3 - 공간
- 이영수 기자 2022.06.03
- 공간 / 이영수마음이 허할땐 부러 채우려 하지 말것채우려 안달하면되려 마음벽에 생채기 돋아 빈것을 즐길 것그대없는 빈 하늘빈 들빈 밥그릇을물끄러미 바라볼 것 또한우연히 채워진 것들이성가시게 하여도비우려 애쓰지 말 것 때로는, 의식의 ...
- 時산책2 - 가난한 날의 소풍
- 이영수 기자 2022.05.30
- 가난한 날의 소풍 / 이영수 이른 새벽 어머니가 싸주신도시락에는부랴부랴 옆집에서 꾸어 온 동전들이 숨죽이고 들어서있다 정성껏 움튼 보따리속 녀석들을학굣길에듬성듬성 더듬어 보았다 보물찾기 끝나면소풍이 끝난다 빈 신작로코스모스 꽃잎들을한 ...
- 詩산책1 - 야생화
- 이영수 기자 2022.05.14
- 야생화 / 이영수 애초에 내 자리란 없었다바람에 날려 씨 하나 떨어지면 그 곳이 내 터전 애초에 기대하지도 않았다지나가다 우연히 한마디 던지면그게 내 이름깡통에 던져진 동전 한닢마냥그런 이름덩그러니 버려진내 이름은 들꽃이다 낮고 낮은 ...
- 지리산 천왕봉 주목나무
- 김종규 기자 2022.02.13
- 주목나무살아천년 죽어천년 산다는 주목나무다그많은 세월을 버티고 서있는 만큼이나감탄 스럽고 아름답다또 얼마나 많은 세월을 버티고서 있을지 궁금하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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