時산책2 - 가난한 날의 소풍

이영수 기자 / 기사승인 : 2022-05-30 21:51:2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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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난한 날의 소풍 / 이영수

 

이른 새벽 어머니가 싸주신

도시락에는

부랴부랴 옆집에서 꾸어 온 

동전들이 숨죽이고 들어서있다

 

정성껏 움튼 보따리속 녀석들을

학굣길에

듬성듬성 더듬어 보았다

 

보물찾기 끝나면

소풍이 끝난다

 

빈 신작로

코스모스 꽃잎들을

한손으로 스르륵 훑으며

뒤뚱뒤뚱 돌아오는데

 

해는 뉘엿뉘엿 기울고

빈 도시락속

고스란히 남은 동전 두 알이 

달그락 달그락

신나게도 뒹굴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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